서론
요즘같은 시대에 연차를 쓰는데 사유를 물어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상식을 어긋난(?) 곳이 꽤 있는듯 합니다. 실제로 월급 200이 넘지 않는 회사도 수두룩 하며..
물론 제가 다니는 회사는 사유를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말 상사들이 인간적이지 못하고, 강압적인 분위기의 회사를 다니시는 분들도 많을 수 있고,
인간적인 이유로다가 상사가 물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말 걱정되어서, 혹은 친해서 등등..)
그때 대답을 회피하자니 거리를 두는 것 같고, 솔직하게 말하자니 개인적인 내용이 드러나는 것은 싫고..
(예를들어 여친이랑 헤어져서 너무힘들어요 / 치질수술)
아무튼 그럴때 쓰는 핑계를 정리해 봤습니다. 장단점도 써봤으니 상황에 맞게 사용하시길 바라며..
본론
1. 몸이 안좋아요
라고만 하기에는 굉장히 보편적이고 자주들 쓰는 내용입니다. 어디가 안좋은데? 라고 물어볼 수 있죠..
그렇기에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을 추가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광대가 붓고
오른쪽 겨드랑이와 다리가 조금 부었다고 합니다. 제가 청소년기때부터 갑상선이 좀 안좋아서
약을 불규칙하게 먹고 있었는데, 이게 계속괜찮다가 또 이러네요. 병원에서 정밀검사 받아 보려구요
여기서 팩트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내가 못겪어본 질병을 겪는구나~ 라고 인식만 되면,
무언가 낯설음에 조심하게 됩니다. 나자신을 약간 희생하긴 했지만, 가불기 급의 파워를 보이며,
여기다 대고 '뭔소리야 대충 검사만 받고 출근해!' 라던지, 뒤에서 '저런걸로 쉰다고?' 라고
쑥덕쑥덕 거리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아마..
장점 :
-가불기 / 대부분 잘 알지 못하는 증상이기 때문에 뭐라 못함
-다음날 쉬었더니 괜찮아 졌다라는 말로 무마 가능함 (정 쫄리면 광대쪽에 밴드 하나 붙이면 끝)
-재활용 가능 / 신체건강한 남녀 모두가 사용 쌉가능
단점 :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에 의사/간호사 출신이나 실제로 그 병에 걸렸던 사람이 파고들면 힘들어짐
(이런 경우라면 갑상선이 안좋은 경우를 구글링을 해보시고 가는것을 추천드립니다)
2. 어르신 부동산계약
할머니/할아버지 또는 나이 많은 지인/친척 어르신 (이하 어르신으로 대체) 의 부동산 계약을 핑계로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투자 개념은 아니고, 그냥 단칸방 계약입니다.
어르신에게 급하게 연락이 왔는데, 월세 방 계약을 도와드려야 한다. 그분이 글을 읽지 못하셔서
예전에 약 2천만원가량 보증금 사기를 당하신 적이 있다. 그런데 혼자 계시고 정말 같이 가드릴 사람이없고,
어렸을때 저를 많이 도와주신 분이라 제가 같이 가드려야 한다.
집 보는 것도 도와드리고, 계약서 쓰는 것도 도와드리고 해야 하기 때문에 연차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대상은 기왕이면 직계가족을 추천드리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그분이 다음주까지 방을 빼야 한다는 등
정말 다급하다는 내용을 강조하시면 됩니다.
장점 :
-실제 할머니/할아버지가 있는 경우 의심을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부동산의 경우 주말에 쉬는경우가 꽤 있어 평일에 쓰기 좋음
단점 :
-일회용
-흔하게 쓰는 핑계는 아니기 때문에 엥간한 연기력으로는 시도가 힘들 수도 있음
3. 친한친구 아버지 장례식
돌아가시는 것을 핑계에 이용하는 것은 맞지 않으나.. 실제 대상자를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상사가 나의 친한친구를 알리는 없으니.. 중학교때부터 20년 가까이 알던 친구로 얼버무리시면 됩니다.
친한친구 아버지가 엊그제 돌아가셔서 새벽에 다녀 왔는데.. 친구 집이 잘 살지가 않아서
운구 및 정리하는것 등을 도와줄 사람이 부족하여 제가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연차를 써도 될까요?
약간 애매한 상황이라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로 먼저 못을 박아놓고 연차를 쓰니 마니로 물어봅니다.
사유는 암인데, 어떤 암인지는 안물어봤다고 하면 됩니다. (그건 장례식장 예의가 아닙니다!!)
장점 :
-친한친구 누구냐고 파고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단점 :
-일회용
-나이가 많은 상사는 이해못해줄수도 있음 (나이먹으면 친구와 가까운사이 유지하기힘듬)
4. 누수 공사
저번주 저희집부터 옆집 아랫집 4곳이 계속 천장이 젖다가 이틀전부터 계속 물이 새서
다 뜯어내는 공사를 해야하는데, 아침7시부터 오후4시까지 하루종일 문도 다 열어놓고
가구들도 다 뺐다 넣었다해야해서 연차를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장 누수는 아파트/빌라/연립주택/원룸 모두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무난한 핑계 이며,
사용하기 며칠전부터 밑밥을 깔아 놓으시면 좋습니다. (주변에 천장 물새는거에 관련하여 물어본다던지..)
누수 사진을 구글에서 구해서 폰에 몇장정도 저장해주면 보험이 됩니다.
장점 :
-2회 정도 활용가능하며, 누구도 팔지(?) 않았습니다.
-가불기 / 거기다 대고 엄마보고 하라해 아빠보고 하라해 하는사람 없습니다.
(가구빼고 할라면 최소 2명이상 필요하기때문)
단점 :
-당일 사용이 꽤 어렵습니다. 시공사에서 급하게 스케줄을 변경했다는 핑계를 덧붙이면 가능할지도
결론
연차 사유를 찾고 있는것 자체가 너무 슬픈 일이죠.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대놓고 뭔데 라고 물어보진 않을 수 있어도, 왜 쉰대? 라는 분위기는 은연중에 꽤 있습니다.
아무튼 처음으로 길게 써보는 포스팅에 거짓말하는법을 쓰는것이 굉장히 마음에 걸리네요.
착한 회사에 악용하진 마시고, 나쁜 회사에 대응하는 식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여러분이 어떤 대답을 하건 일파만파 소문이 나는 것은 각오해야하며..
꼭 카톡이나 문자가 아닌 유선으로 하기 바랍니다. 신뢰도가 2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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